간만의 끄적거림이다.
가끔, 아니 아주 종종 모든 것을 뒤로 한채 훨훨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. 미래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저 세상 속을 누비고 싶다는.
어느 낯선 곳에 서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, 설레는 마음이 드는 건 여전히 어쩔 수 없다. 나는 모든 것을 뒤로 한채 떠나는 나의 모습을 상상할 때, 내가 떠나보내야 할 안정적이고 행복한 지금의 나에 대한 일말의 미련은 없다. 하지만 그저 그런 상상을 함으로써 설레기만 했던 내 어린 날의 그때와 지금의 내가 다른 점이라면, 세상을 여행하는 나에게 무조건 절대적인 달콤함 만은 없을 것이라는 것 을 안다는 것이다.
그저 떠나고 돌아와서 무엇이든 되겠지 라는 안일한, 아주 약간은 무모한 젊은 날의 치기어린 생각보다는, 생각했던 만큼의 그 무엇인가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, 여행을 떠남으로써 발생할 부차적인 여러 문제들이 나의 여행을 방해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더욱더 크게 든다.
달콤한 상상속의 나는 허구 - 실제로 나의 원대한 세계여행의 꿈이 이루어진다 해도, 아마도 나는 네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.
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, 나는 내가 그리는 나의 모습이 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. 쉽게 스러질 작은, 아마도 이 광활한 우주에 먼지 만큼 하찮은 나의 삶일지라도, 나에게 나 자신은 이 세계의 전부이고 의미이니까.
지금의 나 여기에, 나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나에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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